2008. 9. 11
인도 힌두교 개관
담당교수 : 안 점 식 교 수 님
발 표 자 : 설 교 학 유 성 두
Ⅰ. 인도 힌두교 이해
1. 힌두교란 무엇인가
힌두교는 가장 정의하기 어려운 종교이다. 힌두교는 기독교나 이슬람교처럼 창시자에 의하여 시작된 종교가 아니다. 그리고 힌두교는 엄격한 교리적인 종교도 아니다. 힌두교는 범신론적 세계관 속에 여러 종교들이 녹아든 것이다. 그래서 힌두교는 절충 주의적 혼합주의라고 한다. 새로운 사상과 종교를 아무런 불협화음없이 흡수해 버리기 때문이다. 힌두교는 기독교나 이슬람처럼 인격적 절대자를 신뢰하는 믿음의 종교가 아니며, 자신이 신이 되고자하는 종교이다. 또한 힌두교는 오랜 역사를 통해 발전과 변화를 해왔으며 많은 종파들이 생겼으므로 하나로 이해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힌두교의 특징 중 하나는 특정한 창시자가 없다는 것이다. 거의 5천년의 시기에 걸쳐 인도의 모든 종교적 문화적 운동을 흡수, 동화하며 서서히 만들어진 것이다. 힌두교는 수많은 경전을 가지고 있고 3억이 넘는 신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힌두교를 하나로 요약 설명하기는 힘들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힌두교에 대한 인식은 요가와 명상에 대한 것들과 소를 숭배하는 종교라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상 힌두교의 모습을 살펴본다면, 이와 같은 인식들이 지극히 단편적이고 왜곡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단편적이고 왜곡된 인식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서구적인 관점으로 힌두교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힌두교의 '힌두'(Hindu)라는 산스크리스트어는 지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인더스 강에서 물을 공급받는 지역인 ‘신두’(Shindu)라는 지명의 호칭이 와전되어 생긴 것이다. 힌두는 인더스강 지역의 사람들 혹은 그들의 사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대로, 힌두교의 복잡성 때문에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다. 그래서 힌두교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 또한 다양하다. 예를 들어 막스 뮬러는 힌두교를 하나의 신에서 다신론으로 발전한 단일신론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다른 학자들은 다신론, 범신론, 무신론, 유신론, 심지어 기독교 학자들은 다귀론으로 정의한다.
노스는 다음과 같이 더 포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보면 힌두교도들은 범신론자들이기도 하고 다신론자들이기도 하며,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유일신론자들이기도 하면서 심지어는 무신론자나 혹은 불가지론자들이라고까지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힌두교는 모든 종파들이 공통적으로 받아들이는 나름대로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 즉, 브라만, 운명에의 복종, 카스트 제도, 윤회, 니르바나(열반), 요가, 다르마(법)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힌두교인들은 자신의 종교를 “사다나”로 이해한다. 이는 ‘목표에 이르다, 목표를 달성하다’를 뜻하는 어근 ‘사다’에서 나온 말로 목표와 목표에 이르는 수단, 그리고 진리와 진리에 이르는 길 모두를 의미한다. 즉 ‘사다나’는 삶의 최고의 목표에 이르는 길을 말하고 그것을 달성하는 길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들의 목표란 윤회에서의 해탈을 의미한다. 인도인들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존재상황과 세계를 고통스러운 것으로 파악할 뿐만 아니라, 고통인 삶이 되풀이되어 윤회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 윤회의 원인은 인간의 무지와 욕망 또는 집착 등으로 인하여 일어난 행위, 즉 업(業, Karma)때문이고 생각하고 있다.
힌두교있어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제반 현상들, 소에 대한 숭배, 여러 신에 대한 제의, 요가 수행, 고도의 사상체계 등등은 모두 인간의 궁극적인 추구점에 이르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일치하고 통일하고 있다. 이를 통해 힌두교의 핵심은 인간의 존재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들의 해결에 있지, 그 해결방법에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러한 힌두교의 특성이 다양한 이질적 요소들의 수용과 그 공존을 가능케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힌두교에 의하면 모든 특정한 종교적 진리들은 하나의 진리에 대한 표현이라고 한다. 이것은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에서 크리슈나(Krishna)의 선언에 잘 나타나 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내게 다가온다 할지라도 나는 그들을 모두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모든 방면에서 그들이 택한 길은 다 나의 길이기 때문이다” 즉 힌두교는 여러 종교들을 관통하고 있는 동질적인 요소를 중요시하고 흡수하는 종교다.
2. 힌두교의 발전 역사
힌두교의 기원은 불분명하며 그 발전과정도 매우 복잡하다. 힌두교는 원래 인도 토착민의 종교는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힌두교는 B.C. 1500년경에 인도-유럽 인종인 아리안족의 침입으로 시작되었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사실은 힌두교의 뿌리는 그보다 더 이전인 B.C. 3000년경의 초기 인더스 문명에까지 소급된다.
1) 베다의 시대(B.C. 2000 - 600)
베다(Veda)는 가장 오래된 힌두교 경전으로서 힌두교의 초기 형태를 보여 준다. 인도에 침입한 아리안족은 자연의 힘을 신격화시킨 수많은 신들을 가지고 우선 펀잡지방에 들어와 베다 문화를 이룩하였다. 그러나 서서히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B.C. 1000년경에는 아리안족인 종교 이념과 관습들이 피정복 토착민들의 것들과 혼합되었고, 발전하는 사회구조를 반영하게 되었다.
베다의 많은 신들은 하늘의 신, 대기의 신, 땅의 신으로 세부류로 나눠질 수 있다. 이러한 신들은 성직자, 무사, 농부 등 세 종류의 사회계급과 유사하며, 여기에 주로 검은 피부의 드라비다족 등 아리안족 이전의 인종들로 구성된 네 번째 계급인 하인과 노예가 첨가됨으로써 사성제도(Caste)가 확립되었다.
베다의 신들 중에서 다음과 같은 신들이 주요 신들이다. 창조의 신이며 도덕적 우주의 지배자인 바루나, 무사이자 왕의 성격이 강조되는 폭풍의 신 인드라, 성직자로서 신과 인간 사이를 조정하는 불의 신 아그니, 만물과 영혼의 신비적 결합을 가리키고 희생제물에 필수적인 성스러운 즙의 신 소마, 소마는 창조의 능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파괴와 치료의 신 루드라 등이다. 특히 루드라는 후에 파수파티 즉 “소의 왕” 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그리고 고전적 힌두교를 대표하는 시바의 출현을 예표한다. 또한 우주적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후기 힌두교를 대표하는 신인 비슈누도 있다. 비슈누는 리그 베다에 나오는 작은 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리안족과 비아리안족의 종교가 점차 통합되면서 베다 종교는 의식적인 것과 철학적인 것, 이 두 방향으로 발달하였다. 베다신의 숭배가 정교한 희생제사의식으로 발전되면서 학자이자 직업적인 성직자 계급인 브라만의 영향력이 커졌다. 희생제사 의식 같은 외적인 형식이 강조되면서 초기 다신교의 단순성은 사라져 갔다.
한편 베다 시기에 철학적으로 발전한 것은 부분적으로 의식과 희생제사에 집착하는 것에 대한 반동이었다. 많은 은둔자들은 숲 속에 모여 희생제물의 내적인 의미와 상징적 의미를 추구했으며, 리그 베다 시대 말기에는 우주를 하나로 통합하는 원리를 발견하려고 애썼다. 다양한 신들은 거의 한 존재에 대한 여러 이름들과 다를 바 없었다. 신들의 기능이 인격적 존재보다 더 중요시 되어, 창조의 기능은 만물을 지은 신인 비스바카르만(Visvakarman)이나, 피조물의 신인 프라자파티(Prajapati), 또는 브라만들의 신인 브라마나스파티(Bramanaspati)에게 있다고 했다. 이러한 철학사상은 주로 우파니샤드(Upanishads)의 가르침이며, 베다가 범신론 또는 다신론인 것에 비해 우파니샤드에는 범신론적 일원론이 나타나 있다.
이 시기의 또 하나의 중요한 철학적 발전은 우주적인 자연 질서와 도덕질서라는 개념의 출현으로, 이것은 후에 다르마(Dharma, 법과 의무)와 카르마(業, Karma) 법칙 같은 힌두교의 특징적인 개념으로 발전해 나갔다.
우주의 통일성과 근거에 대한 우파니샤드의 중심적 가르침은 우주(Brahman)의 근거와 인간 영혼(Atman)의 근본적 본질이 동일하다는 인식이다. 사람에게 있는 브라만은 신에게 있는 브라만과 같다. 이것이 찬도기아 우파니샤드(Chandogya Upanishads)에 아오는 “타트 트밤 아시(Tat tvam asi, 그것은 당신이다)”이다. 따라서 지나나(jnana, 지식)는 신에게 가는 길로서 야지나(yagina, 희생제사)를 대신하게 되었고, 카르마도 의식 보다 넓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삼사라(Samsara, 윤회)는 거기서 나온 당연한 결과로 발전되었다. 비(非)베다적인 개념인 단념과 금욕주의는 모크샤(Mokshm, 구원), 우파사나(Upasana, 명상), 아힘사(Ahimsa, 비폭력) 같은 고전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길을 터놓았다.
2) 반동과 부흥의 시대(BC.600 - AD.300)
BC. 6세기가 되자 브라만 계급 중심의 종교와 지적인 사색에 대한 거센 반동으로 불교와 자이나교가 일어났다. 이 무신론적 두 운동은 브라만교의 윤리 사상을 인정하지만, 베다의 권위를 부정하고 성직자 중심의 종교, 희생제물 제사를 거부하는 개혁세력이었다. 자이나교는 카스트 제도를 거부하고 금욕주의자들의 엄격한 금욕생활로도 유명하다. 이 때에 힌두교는 불교와 자이나교의 발흥과 마우리아 왕조(BC.322-185)의 억압으로 한때 쇠퇴했었다.
이 반동의 시기는 또한 힌두교의 부흥으로 특징지워 진다. 마우리아 왕조 몰락 후 힌두교는 두 개의 위대한 힌두교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와 마하바라타(Mahabharata)가 기록된 서사시 시대로 이어졌다. 이런 힌두교의 부흥은 증가하는 불교에 대한 반작용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기존의 율법을 성문화 하려는 시도가 있게 된다.
이 시대는 아리안 문화와 비(非)아리안 문화의 계속적인 통합이 있었고, 비(非)베다적 문화에서 기원한 브라마(Brahma, 창조의 신), 비슈누(Vishnu, 보존의 신), 시바(Siva, 파괴의 신), 이 3대 신들에 대한 유신론적 운동들이 일어나 힌두교가 크게 부흥되었다. 이 3대 신은 트리무르티(Trimurti), 즉 절대자의 세가지 역할을 구성하고 있으며 힌두교의 3위 1체라고 할 수 있다.
(1) 시반신에 대한 숭배인 사비이즘(Saivism)은 비베다적인 신에 대한 숭배와 베다신 루드라(Rudra)에 대한 숭배가 혼합된 것이다. 시바는 요게스바라(요가의 신) 또는 나타라자(창조와 파괴라는 우주적 무희의 신)로 알려져 있다. 시바는 모든 상반되는 것들, 즉 창조와 파괴, 선과 악, 남과여, 정지와 활동 등의 화합이다.
인기있는 시바상은 그가 불의 힘을 가지고 네 팔로 춤추고 있는 모습이다. 힌두교인들의 전통에 의하면 시바가 갠지스강을 있게 하였다고 한다. 그는 아무 화신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몇몇 여신들이 그의 배우자로 그와 결합되어 있었다. 이 여신들은 남신 시바를 도와주는 삭티(Sakti)이며, 여성의 능력과 비옥함을 대표한다. 특히 위대한 여신이며 시바의 배우자인 칼리(Kali)는 잔인한 능력을 대표하는 매우 두려운 존재이며, 이 신을 예배할 때 성적 문란이 행해진다.
(2) 비슈누신은 서로 다른 몇 개의 신성을 동화시켜 그의 한 몸에 지닌 것처럼 보인다. 비슈누의 화신으로는 라마와 크리슈나 등 10명 정도가 있는데, 이 의미는 비슈누신이 10여 차례 현현했음을 뜻한다. 특히 크리슈나는 인도의 신들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신의 하나가 되었다.
(3) 한편 브라마에 대한 숭배는 인기를 끌지 못했으며 그에게 바쳐진 사원도 거의 없었다. 유신론적 숭배가 발전함에 따라 사원의 수와 우상 숭배, 행렬 기도, 성지 순례 등이 급격히 증가되었다.
이 시대에 발전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아바타라(avatara, 강림) 또는 화신의 개념이다. 이것은 신의 초월이 즉각 이뤄지기를 바라는 강한 유신론을 반영한다. 이 개념은 베다에는 없으며,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 같은 대 서사시의 중심개념이다. 일시적으로 인간 모양으로 나타나는 신으로서 가장 인기있는 비슈누의 두 아바타라인 라마와 크리슈나는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이 힌두교 부흥시대에 가장 인기있고 가장 위대한 저술은 바가바드 기타(Bhagavad-Gita)이다. 바가바드 기타는 절대자인 브라만의 우파니샤드 교리와 인간의 모습을 한 신에 대한 신앙 등 당대까지의 위대한 여러 학파들의 가르침과 힌두교가 정신과 도덕에 관해서 쌓아온 지혜를 종합, 재해석하고 실제 생활에 적용시킨 것이다. 그것은 요가라는 전통 개념을 정신생활 전반으로 확대시키고, 야지나(Yajna, 희생제사)를 의식적인 것보다는 윤리적인 것으로, 카르마를 이기심 없는 행동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전통 힌두교를 새롭게 강조하였다. 이로써 전 영역에 걸쳐 개인적, 사회적 윤리 문제가 다뤄지게 되었고, 지나나(지식), 박티(헌신), 카르마(행동)를 통한 균형있는 구원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모든 학파들의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처럼 이 반동과 부흥의 시대 동안 정통 힌두교의 거의 모든 개념들과 관습들이 발달되었다. 그리고 여러 스승들이 이러한 많은 개념들을 체계화, 합리화시킴에 따라 철학적 체계가 갖추어지기 시작하였다. 스승들은 자신들이 속한 학파의 문헌들을 정리하여 짧은 경구인 수트라(Sutra)를 만들어 냈다. 힌두교의 6대 철학 체계가 이 시기에 완전히 발달되었다.
3) 푸라나(Purana) 시대(AD. 300 - 1750)
서사시대의 힌두교의 부흥은 푸라나 시대에도 계속되었다. 이 시대에는 특히 신화, 이야기, 푸라나의 전설, 힌두 철학의 철학적 수트라 등을 통하여 힌두교가 대중화되었다. 인도에서는 이 시대에 불교가 서서히 사라져서 힌두교에 흡수되었고 자이나교도 쇠퇴하였다. 푸라나는 대중에게 인기가 있었는데 이는 그 시대에 종파 분리적인 경향이 커가고 있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푸라나 시대는 박티(Bakti, 헌신)운동이 융성했던 시기로, 이 운동은 주로 시바신과 그의 삭티, 그리고 비슈누와 그의 배우자인 번영과 행운의 여신 라크슈미(Lakshmi)를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8세기 경에는 남부 인도에서 신을 직접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인 알바르(Alvar)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비슈누에게 헌신된 방랑가수들로 카스트 제도, 계급, 성(性) 등을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왕, 거지, 여성, 다른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산스크리트어가 아닌 타밀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대중에게 호소력이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시를 노래 부름으로써 자이나교도와 불교도들을 인도로부터 몰아냈다고 하는데, 그들의 시는 헌신과 복종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신에게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쳤다.
4) 중세 시대(AD. 1200 - 1750)
중세 시대의 주요 특징은 인도 전역에 걸친 박티 운동이 확신된 것이다. 그 결과로 각 지방어로 된 신앙 문헌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는데, 그 중 바가바타 푸라나는 박티 숭배의 주요 교리서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인도의 대중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사랑과 은혜의 최상의 신으로서의 비슈누의 영광을 위해 바쳐졌으며, 박티의 방법을 지나나와 카르마의 방법 보다 높은 위치에 둔다. 중세 시대의 박티 운동은 주로 비슈누, 크리슈나, 라마와 그들의 배우자들을 중심으로 일어났고 15세기에서 17세기까지 그 절정을 이루었다.
이 시대 동안 북부 인도에서 박티 운동은 라마의 숭배를 중심한 것과 크리슈나 숭배를 중심으로 한 것, 이 두 방향으로 확산되어 나갔다.
(1) 라마 숭배를 중심으로 한 박티 운동은 14세기 말 라마난다(Ramananda)가 시작하였다. 그는 카스트와 완전히 결별하고, 라마(Rama)는 최고의 신이며, 구원은 라마에게 헌신하고 그의 신의 경건한 이름을 계속해서 부를 때 이루어진다고 북 인도말로 가르치고 다녔다. 모슬림 직조공이었다가 그의 제자가 된 카비르(Kabir)는 이슬람교의 수비파(범신론적 신비주의자) 전통과 힌두교의 박티 전통을 결합한 메시지를 전하였다. 그는 아바타라의 원칙을 거부하고 신상숭배와 의식주의를 비난하였다.
카비르와 동시대인인 나나크(Nanak, 1469-1538)는 시크교를 창시하고, 그 또한 이슬람교와 힌두교를 조화시키려고 하였다. 그는 시크라고 불리는 제자들을 조직하고 자신이 첫 구루, 즉 교사가 되었다. 그는 무형의 신과의 신비적인 결합으로서 구원은 무엇보다도 박티의 힘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했다. 신의 이름과 구루는 중재의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크교는 힌두교로부터 분리된 유일한 박티 종파가 되었다.
카비르와 나나크가 화신에 대한 믿음이 없이 라마를 숭배한 반면, 툴시 다스(Tulsi Das, 1532-1623)는 북인도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바타라(화신)로서의 라마에게 열정적인 헌신을 다하라고 가르쳤다. 그는 라마야나를 북 인도말로 번역하였으며, 인격신에 대한 박티적 헌신, 신의 이름에 대한 경외, 구루의 존엄성을 강조하였다.
(2) 크리슈나 숭배를 중심으로한 박티 운동은 소치는 소녀인 라다(Radha)에 대한 크리슈나의 열렬한 헌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 숭배는 님바르카(Nimbarka)가 시작하여 발라바(Vallabha, 1479-1531)에 의해 발전되었다. 벵골 지역에서는 차이타니아(Chaitanya, 1485-1533)가 크리슈나 숭배를 강력한 종교 운동으로 변화시켰는데, 그는 키르탄(Kirtan), 즉 영교의 노래를 부르면서 크리슈나에게 보인 강렬한 감정적 헌신은 헤리 크리슈나(Hare Krishna) 숭배 사상에 영감을 제공해 주었다.
5) 현 대 (AD. 1750 - 현재)
모슬림의 인도 지배는 힌두교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그 후 18세기 중엽 영국의 인도 통치 시기에 서구의 세속적인 문화와 기독교의 전파는 교육을 받은 소수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쳐 수많은 영향력있는 개종자들과 힌두교 내에서 자기 개혁운동의 시작을 낳았다.
그리고 죤스(W. Jones), 월킨스(C. Wilkins), 막스 뮬러(Max Muller)등 많은 서구의 동양학자들이 산스크리트어로부터 힌두교 경전을 번역하여 신흥 지식계급들에게 힌두교 지혜의 보고를 접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힌두교를 잠에서 깨어나게 한 또다른 요인이다.
3. 힌두교의 경전
힌두교의 경전들은 매우 방대한 여러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집필 기간만 해도 BC. 1400-AD. 500년경까지 무려 2천년 이상이 걸려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 경전들 속에는 힌두교가 거쳐온 여러 시대에 유행하였던 종교적 관행과 예배의식, 그리고 교리들이 빠짐없이 집대성되어 있다.
힌두교 경전은 크게 스루티와 스므리티, 이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스루티는 “들은 것”이라는 뜻으로, 리쉬(문자적인 의미는 ‘본 사람’), 즉 예언자들이 보거나 들은 힌두교의 영원한 종교적 진리들을 말한다. 스루티는 힌두교도들이 가장 권위있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주로 베다를 가리킨다.
스므리티는 “기억된 것”을 의미하며, 힌두교도들에게 스루티보다는 이차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경전들이다. 그 이유는 스므리티의 내용들이 상당 부분 스루티의 권위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 스루티의 내용과 종교적 원리들을 확정시키기 위해 집필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스므리티에는 속하는 경전에는 베다를 제외한 모든 다른 신성한 글들, 즉 힌두교의 계율들을 서술한 율법서들, 두 개의 위대한 민족 서사시로 알려진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 그리고 힌두교도들의 신화와 민담, 전설 등과 역사적 대사건의 연대기들을 기록하고 있는 푸라나 등이 포함된다. 또한 신학적 논문의 형식을 띤 글과 예배 의식 절차서인 아가마와 힌두교의 6대 철학 체계를 격언 형태로 서술하고 있는 수트라 등도 스므리티에 포함된다. 그 밖에도 어떤 종파들에서는 힌두교의 신앙을 지속적으로 고무하기 위해 이루어진 박티, 즉 헌신의 방법을 담은 방대한 방언 문학 작품들도 스므리티로 받아 들이기도 한다.
1) 베다(The Vedas : BC.1500 - BC.500)는 지식, 또는 지혜를 의미하며 찬송, 기도, 의식, 마술적 신앙고백의 모음집이다. 이것은 다양한 신들의 숭배를 예식적 제사를 통하여 묘사한다. 베다는 가장 오래된 힌두교의 경전으로 원래는 입으로 구전되던 것이 후대에 와서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것이다. 대부분의 신들은 태양, 달, 불, 폭풍, 공기 그리고 비 같은 자연의 힘을 의인화 한 것이다. 죄에 대한 구속의 신학 개념은 명백하고 번번히 강조되고 있다.
집합적인 베다에는 리그 베다, 사마 베다, 야주르 베다, 아타라 베다 등 네가지 종류가 있으며, 이것들은 그 내용이 각각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만트라 - 신에 대한 찬송과 찬양 부분. (2) 브라마나 - 신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희생 제사를 집전하기 위한 안내서. (3) 우파니샤드 - 베다의 결론 부분이자 가장 중요시되는 부분으로서, 철학적 이론과 영적 진리에 관한 신비적 강화이며 힌두교의 진리와 교리를 가르치고 있는 부분이다. 우파니샤드는 그 수가 10개에서 13개까지 다양하며, 이것에 기초를 두고 있는 가르침을 베단타라고 부른다.
리그 베다는 베다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이며,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리그 베다에 수록되어 있는 송가들의 주요 내용은 힌두교의 여러 신들, 즉 인드라나 소마, 바루나, 미트라 등을 칭송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2) 우파니샤드(Upanishads)
우파니샤드는 원래 “비밀스러운 가르침”을 의미하는데, 문자 그대로 이 가르침들은 스승으로부터 제자들에게 비밀스럽고 신비롭게 전수되었다. 우파니샤드는 종교에 대한 사변적인 글들을 모은 책이다. 이것은 대략 BC. 800-BC. 600년경에 이르기까지 거의 2백년에 걸쳐 기록되었으며, 그 중 108개의 글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또한 우파니샤드에 수록된 학술적인 글들은 모두 시대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그 내용은 초기에는 베다처럼 주로 마술적인 주문과 헌신들을 다짐하는 송가들에 있었지만, 점차 인간과 우주에 대한 신비로운 관념들, 특히 브라만과 아트만의 개념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전은 불교의 창시자인 고타마 싯다르타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우파니샤드의 가르침과 대승 불교의 교훈들이 근본적인 면에서 서로 비슷하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그러한 기록은 충분히 근거있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3)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
이 두 힌두교 서사시는 위대한 국가 영웅들의 공적을 설명함으로써 베다의 원리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라마와 그의 아내 시타 같은 인물들은 개인과 가족, 그리고 국가를 위한 도덕적, 사회적 행동의 이상으로 묘사되며, 현대의 많은 연극과 영화와 전통적인 힌두교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라마야나의 저자는 고대의 현자이자 유명한 시인이었던 발미키이다. 라마야나는 무려 2만 4천 개의 2행 대귀 시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슈누 신의 신봉자이자 그의 화신인 의로운 왕 라마의 일대기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에드워드 라이스에 의하면 라마야나의 긴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질 무렵 두 주인공 라마와 시타는 이미 비슈누의 화신이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영적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의 라마야나는 절대적인 진리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애쓰는 힌두교도들에게 본받을 만한 모범적인 인간상을 제시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용기를 지속적으로 북돋워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또 하나의 서사시 마하바라타는 BC. 400년경부터 이후 800년 동안의 아리안족의 활동과 역사를 그리고 있는 대민족적 서사시이다. 이 작품은 무려 10만 구절 이상의 시귀로 구성된 방대한 작품으로도 유명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작품 속에 바가바드 기타라는 위대한 고전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널리 알려져 있다.
마하바라타는 한 가족에서 갈려 나간 두 분가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한 이야기로서, 많은 우화와 대화를 통해 그 시대의 도덕적, 정신적, 그리고 형이상학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추구한다.
4)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
바가바드 기타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성스런 신에 대한 송가”라는 뜻이다. 바가바드 기타는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가장 사랑받는 경전이며, 오늘날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인도 문학 작품에 해당한다. 이 경전은 단행본이 아니라 1세기경에 마하바라타의 뒷부분에 부록처럼 덧붙여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인도인들은 물론 세계에서도 많이 읽혀지고 있는 것이다.
바가바드 기타는 힌두 철학의 주류를 요약해 주고 있고 힌두교 영성의 발전 단계에서 처음으로 이 경전에서 신과 인간 사이의 사랑이란 개념이 도입되었다.
바가바드 기타는 비슈누 신의 여덟 번째 화신인 크리슈나와 자신의 사촌 형제들과의 전쟁을 하려는 전사 아류나(Arjuna) 사이에 오고 간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이야기는 신이 인간에게 수행하라고 명령한 의무들은 슬픔에 있을 때도 수행해야 구원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전은 인간이 구원을 얻는 주요한 수단으로 박티, 즉 특정한 신에 대한 헌신을 중요시한다. 바가바드 기타는 아류나가 비슈누에게 전적으로 헌신할 것을 다짐하면서 비슈누의 명령대로 자신의 친족으로 헌신할 것을 다짐하고 비슈누의 명령으로 자신의 친족들을 전장에서 죽일 준비를 하는 대목으로 끝나고 있다.
바가바드 기타는 아류나가 고민했던 딜레마와 비슷한 곤경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힌두교인들에게 해결책을 주는 경전이다. 전적인 신에게의 헌신이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이 경전은 신에게 헌신하는 데에는 남녀 노소나 카스트제도의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신에게 헌신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힌두 사회에서 낮은 계급에서 태어나 업적을 쌓거나 지식을 얻어도 구원을 얻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바가바드의 해결책인 헌신이란 것으로 구원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한다.
5) 푸라나(Puranas)
푸라나에는 신들에 대한 설화, 그 신들에 대항하는 악마 이야기, 그리고 역사상 위대했던 조상들에 대한 전설 등이 다수 수록되어 있으며 힌두교인들에게 서사시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슈누의 화신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기에 속한다. 가장 대중적인 푸라나는 비슈누의 열 화신에 관한 바가바타 푸라나이며, 마지막 화신인 칼키는 앞으로 올 것이라고 한다. 힌두교인 가정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인 나무 아래서 플릇을 불고 있는 가장 완전하고 성스러운 화신인 크리슈나도 바가바타 푸라나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밖에 푸라나가 다른 경전들에 비해 특징적인 면이 있다면 그것은 박티, 카스트, 그리고 다르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특별히 순례 여행과 예배의식에 대하여 자세히 서술하고 있는 점이다. 푸라나는 정직, 순결,자기 희생 같은 덕행을 보여 줌으로써, 오늘날 힌두교의 도덕적 규범과 윤리관을 형성시키는 데에 있어 다른 어떤 경전보다도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6) 아가마(Agamas)
아가마는 힌두교의 주요한 세 갈래인 바이슈나비즘, 사이비즘, 삭티즘이 각각 가지고 있는 신학적 논문과 예배 절차서를 가리킨다. 종파적인 힌두교의 힘 때문에 아가마는 각 종파의 신봉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아가마는 종류가 다양하나 모두 베다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7) 다르사나(Darsana)
아가마는 6대 힌두 철학파가 각각 베다 문헌과 자신들의 교의를 짧은 경구, 즉 수트라의 형태로 체계화한 것을 모은 것과, 나중에 발전한 다르사나에 대한 권위있는 주석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가마에 대중에게 호소하는 것이라면, 다르사나는 성격상 철학적이어서 학자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 힌두교의 철학적 토대
1) 브라만(Brahman)
일반적으로 브라만은 힌두교도들이 영원한 존재 혹은 온 우주의 궁극적인 실체라고 여기며 숭배하고 있으나, 사실은 완벽하게 정의하기가 어려운 개념이다. 그 이유는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말의 원래적인 뜻과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이 여러 번 변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브라만의 개념에 대한 에드워드 라이스의 설명은 많은 도움이 된다. ‘최고의 실재인 브라만은 결코 다른 요소들로 분리되지 않는 단일하면서도 유일한 존재이다. 또한 그것은 정적인 존재인 동시에 동적인 존재이며, 어떤 말로도 완전하게 정의될 수 없는 개념이다.......여러 기록들로 보아 브라만이 어떤 명확하고 구체적인 실체라기보다는 오히려 신비롭고 모호한 추상적인 존재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와 같은 브라만의 개념은 대폭적으로 변화되어 오늘날에는 브라만이 숭배되고 경배되어져야 할 살아 있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깊은 사색과 명상에 잠길 수 있게 하는 철학적인 개념으로서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이처럼 브라만은 베단타학파의 견해처럼 유일하고 추상적이며 모든 곳에 편만한 실체이다. 그리고 비 인격적
이고 절대적인 측면에서 신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브라만(Brahman)을 힌두교의 한 신인 브라마(Brahma)나 힌두교의 제사장이나 계급의 하나인 브라민(Brahmin)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우파니샤드 중의 하나에서는 브라만의 개념에 대한 신성한 지혜에 관해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이 소금을 물속에 집어넣어 내일 아침 다시 나에게 오너라.” 스베타케투 아루네야는 아버지가 분부한 대로 소금을 물에 집어 넣었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가 그에게 말했다. “네가 어젯밤에 물속에 넣었던 소금을 이제 다시 꺼내어 내게 가져 오너라.” 스베타케투는 물속을 잘 살펴보았지만 소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아버지가 말했다. “이쪽 편의 물맛을 보아라. 물맛이 어떠하냐?” “짭니다.” “가운데 편의 물맛을 보아라. 물맛이 어떠하냐?” “짭니다.” “그럼 이번에는 저쪽 편의 물맛을 보아라. 물맛이 어떠하냐?” “짭니다.” “그러면 다시 물속에서 소금을 찾아보아라. 그리고 다시 나에게 오너라.” 아들은 소금을 찾아본 후 다시 아버지께로 와서 말했다. “소금은 볼 수 없고 단지 물만 볼 수 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다. “오 나의 아들아. 그와 마찬가지로 너의 영혼을 볼 수 없다. 그러나 사실 거기에는 영혼이 있다. 나아가서 보이지 않고 포착하기 힘든 어떤 본질적인 실체가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온 우주의 절대적인 정신이란다. 그것이야말로 궁극적인 실체이며 진리이다. 너는 바로 그것이다(타트 트밤 아시, Tat tvam asi).”
2) 아트만(Atman)
아트만은 힌두교의 여러 개념과 용어들 중에서 브라만과 함께 가장 정의하기 힘든 개념에 속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힌두교도들은 아트만을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을 구성하고 있는 영원 불멸의 본질, 즉 자신의 영혼이나 진정한 자아들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우파니샤드에 따르면 아트만은 브라만의 한 상에 불과하다. 또 아트만은 우주에 편만해 있는 절대 정신 브라만과 동일한 의미로 쓰이기도 하였으며, 브라만과 신비스럽게 결합하여 해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믿어지기도 하였다.
3) 마야(Maya)
마야는 현상의 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이 개념의 의미에 대하여 휴스톤 스미스는 다음과 같이 폭넓게 설명하고 있다.
“마야라는 말이 보통 ‘환상’이라는 단어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왜냐하면 마야를 환상이라는 의미로 본다면, 이 세상은 진지하고 중요하며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여겨질 수 없기 때문이다. 힌두교도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런 생각에 절대로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힌두교도들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세계는 눈앞에 있다는 그 자체로서 이미 사실적인 것이므로 그것을 실제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4) 카르마(Karma)
카르마의 어원적인 의미는 ‘행동’ 또는 ‘행함’이며, 점차 한 개인의 모든 행동들과 그 행동으로 인해 받게 되는 결과까지를 모두 가리키는 말로 확대되었다. 다시 말하면 카르마란 모든 행동은 어떤 원인의 결과이며, 또 그 행동은 어떤 결과의 원인이 된다는 자연적인 인과율에 대한 도덕적 해석이다. 카르마는 이런 물질적인 법칙을 정신의 영역과 삶과 과거, 현재, 미래의 영역에까지 확대한 것이다.
카르마의 법칙에 따르면 한 개인이 현재 누리고 있는 지위와 존재 형태는 전적으로 그 사람이 전생에 행했던 모든 행동과 업적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나아가 그가 이생에서 행동에 따라 다음 세상에서의 모크샤(해탈)의 가능성의 크기가 결정된다.
카르마의 법칙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행위에 대하여 철저하게 도덕적, 윤리적 책임 의식을 일깨워 주며, 인간의 육체적, 도덕적 고통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차별적인 계급 제도마저 정당화시킨다.
5) 삼사라(Samsara)
삼사라란 힌두어의 원래 의미는 “옮겨진다.” 또는 “다시 태어난다”라는 뜻이다. 삼사라의 보다 완전한 의미는 인간의 생명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생명은 그것이 쌓은 업보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상태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삼사라는 영혼의 재생, 전생, 윤회로 불리울 수 있다.
생명의 이러한 연쇄적인 재생은 힌두교도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그 윤회의 고통스러운 굴레에 갇혀 있어야 하는 것은 카르마의 법칙에 따른 처벌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끝없는 윤회를 거듭하면서 모든 영혼은 전생의 업보에 따라 어떤 한 가지 존재 형태로부터 다른 존재 형태로 계속 옮겨간다고 한다. 즉 카르마의 법칙에 따라 높은 카스트나 신의 모습으로 태어날 수도 있고, 인간 중에서도 가장 낮은 신분이나 심지어 짐승이나 벌레로 태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삼사라는 카르마와 풀 수 없을 정도로 뒤엉켜 있다.
힌두교도들은 모든 생명체가 영혼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으므로 이 삼사라의 법칙은 인간과 각종 동물과 벌레, 식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체에 적용되는 우주의 자연적인 원리이다.
6) 모크샤(Moksha)
모크샤, 또는 묵티는 “탈출”, “방면”, “자유”, “해방”, “해탈”, “구원” 등 다양하게 번역된다. 모크샤란 카르마의 굴레로부터 인간의 영혼이 해방되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모든 힌두교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삼사라의 굴레로부터 도피하는 것이고 카르마 자체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인관 관계가 끊어지지 않은 한, 출생, 죽음, 재생의 삼사라 과정에 구속된 영혼의 굴레는 계속된다. 모크샤는 모든 의(선행)와 불의(악행)로 부터의 해방이며, 카르마의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육체와 영혼의 굴레와 시공의 우주로부터의 해방이다. 따라서 힌두교도들은 누구나 모크샤를 염원하며, 그것이 누구에게나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충만하고 완전한 세계에 들어가 행복하게 살게될 이 해탈의 경지는 죽어서 도달할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살아 있는 동안에 도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대부분의 힌두교도들은 살아서 해탈하게 되기를 더 원하고 있다. 특히 살아있는 동안에 해탈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은 지반무크타(Jivanmukta)라고 불리우며 높이 추앙받는다.
모크샤는 주로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에서 마르가란 영적인 완성을 이루는 방법을 가리킨다.
(1) 카르마 마르가(행동의 길)란 이기심이나 사심이 없는 행동을 통한 길이며, 종교적 의무를 잘 수행함으로써 구원을 얻는 방법이다. 카르마, 즉 열매를 얻기 위한 욕망에서 한 행동은 영혼을 존재의 굴레에 묶어 놓지만,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한 행동, 곧 욕심없는 영적인 완전함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의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경전과 제사장들에 의해 미리 규정된 의식과 의무, 그리고 종교적 관례들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이것들을 잘 수행함으로써 예배자는 선한 카르마를 쌓아 내세에서 해탈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2) 지나나 마르가(지식의 길)는 힌두교도들이 중요시하는 보다 높은 특정 지식이나 통찰력을 터득하는 것이다. 이 길은 우파니샤드 경전에서 처음으로 가르쳤고, 반동과 부흥의 시대에 마누 법전에 자세히 수록되었다. 이 방법의 기본적인 전제는 인간이 현세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지식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은 온통 문제거리로 꽉 차 있다는 것이다.
지나나를 얻는다는 것은 어렵다. 마누 법전은 이 지식의 길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할 생의 네 단계를 요약하여 제시하고 있다. 학생의 단계, 가장의 단계, 출가의 단계, 고행의 단계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고행의 단계인데, 구루로부터 지식과 묵상의 기술을 배우며, 홀로 고행을 실천하는 단계다. 고행 실천 중에는 가시방석에 앉기도 하고 시력을 잃기까지 태양을 바라보기도 하며, 몇 시간 동안 한쪽 발로 서 있기도 하는 자아고행이다. 이러한 행위로 정신통일을 발전시키기 위해 나온 것이 요가이다.
(3) 박티 마르가(헌신의 길)는 연대순으로 보면 구원을 얻는 세 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나중에 확립한 방법이다. 이 방법은 신에게 전적으로 헌신하는 길이다.
박티는 의식적인 예배와 같은 외적인 보조물에 의존할 수도 있고, 신과 직접 영교하는 보다 높은 수준에 있을 수도 있다. 신에 대한 헌신은 신에 대한 사랑에 기초하여야 하며, 다양한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나야 한다. 예컨대 그의 가족과 주인이나 하인 등 그의 모든 이웃들을 아울러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티 마르가는 카르마 마르가와 함께 많은 힌두교도들에게 인기가 있다. 대부분의 힌두교도인들은 인격적인 신이란 개념이 거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지나나 마르가 같은 철학적인 구원론에 찬성하지 않으며, 오히려 신성한 화신들과 수많은 지방신들을 경배하는 유신론적 입장을 취한다. 그러므로 인격적인 신에 대한 헌신이 힌두교인들에게 구원에 이르는 가장 보편적인 신념이며 실천이 되어 있다.
7) 카스트 제도
카스트 제도는 힌두교에만 속한 것으로 수세기 동안 힌두 사회의 기본적인 구조가 되었다. 그 기원은 백인인 아리안 침략자들과 흑인인 드라비디안 원주민 사이의 피부 색깔 차이에 주로 있었다. 여기서 힌두어 자티(jati)는 “출생”을 의미하는 문자적 단어다.
종교는 카스트 제도의 지속적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왜냐하면 각자의 카스트가 각자의 카르마(업보)의 결과라고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결과로 카스트를 얻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첫째는 브라만(The Bramans)으로 승려와 종교 교사를 말하고, 둘째는 크샤트리아(The Kshatriyas)로 왕과 무사가 속한다. 셋째는 바이샤(Vaisyas)로 상인과 무역업을 종사하는 사람들이고 넷째는 수드라(Sudras)로 경작자와 노예를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3000여개에 달하는 수많은 하위 계급들로 나누어져 있으며 끊임없는 세습을 기초로 두고 있다. 이 네 계급 외에 불가촉 천민 또는 추방당한 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직업 때문에 부정하다고 간주되었다. 이 천민의 신분은 힌두 사회에 오점이 되어 왔으며, 개혁운동들은 그것을 없애려고 시도하였다. 현대에 와서 간디는 이들을 하리잔(Harijans) 또는 하리(Hari)라고 부르며 신의 백성이라고 불렀다.
리그 베다에 나오는 창조 신화에 의하면, 태초에 창조의 신 브라마는 인간의 조상 마누(Manu) 또는 푸루사(Purusha)를 창조한 후에, 그의 희생을 통해 마누의 신체 일부로부터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네 부류의 인간들이 생겨나게 하였다. 그의 머리로부터 브라만이 생겨났고, 양손에서 크샤트리야, 넓적다리에서 바이샤, 발로부터 수드라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 신화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카스트 제도는 최고의 신 브라마가 직접 제정한 것이므로 인간의 권위나 권력으로 무너뜨릴 수 없는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으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카스트 제도는 오늘날까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마누 법전에 의하면 카스트 제도는 힌두교의 중심개념에 속하는 카르마와 삼사라에 의해 정당하게 여겨지고 있다. 힌두교인들은 우연히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계급에 속해 있든지 전혀 불평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평생 동안 계급의 규칙과 의무를 엄격히 지키면 내세에서는 더 높은 계급으로 바뀐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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