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은 정말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 교회에서 중고등부 아이들을 담당하고 있는 어른으로서 더욱 가슴이 저며온다. 그 애들이 겪었을 생의 마지막 몸부림과 고통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올 뿐이다. 너무도 안타깝고 가슴이 아파온다. 안산에서 전도사 생활을 했었고 단원고 애들도 가르쳤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자주 다녔다. 그래서 더욱 힘이 들고 아픔을 느끼게 된다. 내가 이 정도인데 겪고 있는 가족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싶다. 보고싶고. 미안하고. 괴롭고. 사랑하고, 후회하고, 그리고 너무도 아플 것이다.
그런데 여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다. 뭔가 어색하다는 것이다. 느낌만으로 어색한 것이 아니라 지금 현 상황이 납득되지 않는 것이 있고 의문 투성인 것이 있다는 것이다. 언론은 뭔가 부족한 정보들로 채우고 있고 정부는 한 쪽으로만 치우친 해석과 해결들을 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의문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과실로만 몰고 있고 언론은 감정을 자극하는 부분만 보도하고 있고, 분명히 배가 뒤짚어 질 때 배 앞쪽은 뭔가에 긇힌 자국이 선명하게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방송은 이제 전무한 상태다. 그리고 배 중간은 파열되어 있는 것을 카메라가 찍어서 분명하게 나왔었는데 그 영상도 이제 보이지 않는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나는 암초에 부딪쳤구나 싶었고 많은 학자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을 방송에서도 내보냈다. 그런데 지금은 키를 붙잡은 손이 미숙하고 항해를 배우기 시작한 초행자가 일으킨 사건이라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누가봐도 길게 몇 줄로 긇힌 자국과 중간의 파열된 구멍은 뒤집어져서 생기는 것이 아닌데도 이것에 대한 의견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배를 모르고 항해를 모르는 내가 봐도 그 자국은 뭔가에 분명히 긇힌 자국이었다. 그런데 언론은 주어진 자료에 통제되어 진행되고 있고 정부도 인터넷을 규제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들이 상처 입는다는 논리에서다. 어찌보면 당연한 듯 싶지만 평소 모습과 다른 좀 과정된 행동을 보여주고 있어서 왜 그러는가 싶을 정도다. 뭣때문에 뒤가 구린 것처럼 행동하고 수선을 떠는 것인지 정말 오버스러운 모습들이다.
인터넷에 많은 의문을 갖고 이런 저런 자료들이 올라오고 있고 그 자료들을 나도 열심히 클릭하며 살펴보았다. 어떤 것은 너무 앞선 것 같고 어떤 것은 옹호하고 있으며 어떤 것은 말 그대로 추측을 떠나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본 것과 아는 것을 토대로 숙고해 보니 다른 내용은 다 차지하더라도 세 가지 의문을 품게 되고 그 의문에 의해 한 가지 추론을 하게 되었다.
첫째, 긇힌 자국. 배 앞머리에 난 긇힌 자국이 선명하게 생긴 이유. 이것은 암초와 같은 어떤 거대한 물체와의 충돌 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지역 어민들이 방송 초기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그 지역에는 암초가 절대 없다는 말을 한결 같이 했다. 그렇다면 죄우로 방향키를 잘못 움직여 넘어졌다는 사실은 근거에도 없고 앞뒤도 맞지 않는 내용이다.
둘째, 지원자들의 손길 외면. 민간인 잠수부들과 주변의 도움을 외면한 것이다. 이것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돈을 받고 도와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장비도 더 좋고 인원이 많아 잠수하는데도 여력이 생길 텐데 전문 민간 잠수부들을 외면했다. 여기에 설득력 있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미군의 도움도 그렇다. 미군 헬기와 구조헬기가 왔어도 그 주변만 맴돌다 가는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서도 납득할만한 대답을 또한 듣지 못했다. 그곳에는 구조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무엇이 더 중요하기에 자원해서 도와주겠다는데도 외면했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아이들 구조가 가장 중요하지 뭐가 절차고 뭐가 지휘통제 세우기인지 정말이지 납득이 안 간다.
셋째, 정보 통제. 아이들의 핸드폰과 침몰 이후의 문자를 통제하고 언론 자료를 통제한 것. 정말 이것은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뤄질 것은 아니다 싶다. 그만큼 뭔가를 숨기려 한다는 모습 밖에는 비춰지질 않는다. 언론도 정부가 준 정보를 방송하고 있고 배 안에서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카카오나 문자로 송신한 내용들은 다 가짜로 몰아갔다. 하지만 숨길 수 없는 정보들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들은 배가 침몰한 시각에도 살아 있었고 문자나 카톡으로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러한 세가지 의문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깊이가 37~50인 바닷속에 뭔가가 있었고 그것이 암초이든 잠수함이든 그것과 부딪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월호와 부딪친 그것은 세상에 알려지면 안되는 무언가라는 것이다. 그것이 미군핵잠수함이든 한국 신형 잠수함이든, 아니면 중국이나 북한이 알면 안되는 무엇이든지 알려지면 안되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만약 미군의 물건이라면 정말 가슴이 통탄할 사건이고 한국의 물건이라면 이 정부의 수치와 무능함을 엿볼 수 있는 것이며 또다른 나라와 힘을 가진 조직의 물건이라면 정말 힘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괴감이 몰려올 것 같다. 가슴 아프지만 우리 나라는 미군의 통제 안에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고 순응하고 있다. 역사를 기억해도 힘 없는 민족은 강대국의 모든 뒤치닥 거리를 다 해주고도 도리어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했다. 나 때문에 힘들게 해드려서 죄송하다는 것이다. 왠지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그것이 선량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18살 아이들에게 건너주었다는 것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어른들의 불합리와 부조리와 이익에 의해 아이들이 희생된 것 같다는 생각에 더 이상 세월호를 떠올리기가 힘들다. 마지막 순간까지 몸부림 쳤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더욱 통탄한 심정이다. 제발 언제까지 진실을 가리고 국민을 바보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할 지 묻고 싶다. 총리가 짊어지고 사임한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것을 총리가 책임 지고 사임하는 것으로 끝나는 상황인가? 왜 세월호 앞 전에 있었던 모든 정치적인 이슈들과 국정원 사건은 흐지부지 끝내는가? 그리고 20개가 넘는 법을 시나브로 통과시키는가?
목사가 이렇게 비판적이고 삐딱한 시선으로 보면 안되는데 싶다가도 이 모든 정황이 한 가지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어서 그것 만큼은 이렇게 글이라도 써야 마음이 풀릴 것 같았다. 소심한 울부짖음이고 나약한 자기 변명일 뿐이지만 이렇게라도 내 개인 블로그에다라도 내 생각을 적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누가 보든 어떤 관점에서 생각하든 그것은 개인이 가진 고유한 자유이고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표현이다. 내 글을 읽고 또다른 의견을 내 놓아도 그것은 틀리지 않다. 단지 다를 뿐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판단했고 이렇다고 확신하며 확신한 바를 글로 적는다. 이것이 오류고 정말 방송에서 나오는 모든 것이 진실이었다면 조용히 이 글을 삭제할 것이다. 그리고 죄송한 마음에 다른 글을 적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세월이 흘러도 밝혀지지 않고 조용히 묻혀지려 한다면 이글은 계속 남겨질 것이다.
솔직히 천안함 사건부터 시작한 의문이 있지만 그것은 여기서 적고 싶지 않다. 천안함 사건 또한 젊은 청춘들이 고귀한 목숨을
잃었기에 안타깝고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세월호 사건은 언젠가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예쁜 꽃을 펴보이지도 못하고 차가운 물 속에서 고통중에 사라져간 아이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떳떳함을 가지려면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나이 42살. 인생은 반은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나머지 인생동안 이 사건이 확실하게 규명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니 소망하고 원한다. 그래야 이 아이들을 존중하며 세워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힘 없고 나약하다는 변명과 내 가족일이 아니라서 망각해 버리는 그런 오점들을 계속해서 이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제발 지금까지라도 살아 있는 아이가 한명이라도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로도 연명하며 살아있는 아이가 제발 있기를 기도한다. 기적이 있기를 정말 소망한다. 그리고 어른들에게서 기적이 일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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