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논문

인물설교를 위한 성경해석 방법

 

인물설교를 위한 성경해석 방법

 

 

 

 

 

담당교수 : 정창균 교수님

제 출 자 : 유성두 목  사

 

 

 

 

 

1. 인물설교의 문제점

 

 

 

1) 해석학적 문제점

 

 그레이다누스에 의하면 구속사 설교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인물설교를 비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고 한다. 그럼 해석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생기는 문제점들을 알아보자.

 첫째, 해석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인물설교의 약점은 예증적 해석, 단편적 해석, 그리고 원자적 해석에서 비롯된다. 인물설교의 성경본문은 등장인물이 포함된 역사적 사건체 본문이다. 따라서 역사적 사건체 본문을 해석할 때 필요한 해석 전략은 기본적으로 역사적 해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설교는 성경의 등장인물을 예증적인 전제를 가지고 접근하기 때문에 역사적 해석은 간과되고 등장인물이 개입한 사건들의 사실적 성격도 무시되기 십상이다.

 둘째, 해석학적 문제점은 인물설교가 인물의 장단점에 지나치게 집착하기 때문에 결국 성경 전체에 걸쳐서 계시되고 있는 하나님과 구속사의 통전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특정 인물의 윤리적 장단점만을 부각시키는 단편적인 해석에 빠진다는 점이다. 즉 통전적 구속사를 제시하는 성경의 통일성이 장단점을 지닌 인물들의 모범선집으로 해체된다는 것이다.

 셋째, 해석학적 문제점은 인물설교가 인물의 장단점에 집중하기 때문에 결국 본문 자체의 고유한 중심사상을 파악하는 데도 실패한다는 것이다.

 

 

2) 잘못된 성경관

 

 특정 인물의 장단점이나 윤리적 교훈을 강조하는 설교라면, 그런 윤리적 교훈을 담고 있는 세속적인 문화작품도 얼마든지 설교를 위한 기본 텍스트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논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경을 해석하여 메시지나 설교의 핵심 사상을 세상에 널리 있는 일반정신이나, 격언, 속담 수준에서 찾으려고 한다면, 결국 세상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하나님의 말씀 저장고로의 성경의 독특성과 유일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결국 잘못된 인물설교는 성경없는 설교를 위한 문을 활짝 열어줄 수 있다는 말이다.

 

 

3) 설교학적 문제점

 

 인물설교의 해석학적이고 성경신학적인 문제점은 고스란히 설교학적인 문제점으로 이어진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데 최우선의 가치를 두는 기독교 설교는 인간의 장단점과 그에 따른 인간 중심적인 가능성을 강조하는 인물설교로부터 설교학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인물설교는 설교의 신본주의적 특징을 강조하는 설교신학적 관점에 위배되는 경우가 있다.

 둘째,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과 설교를 듣는 청중과 일대일 대응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즉 과거의 인물과 오늘의 청중 사이의 설교학적인 동일시는 양자 사이의 엄청난 시간적 간격뿐만 아니라,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구속사적 간격을 너무 쉽게 무시해 버린다는 것이다.

 

 

 

 

 2. 구속사와 성경의 인물들

 

 

1) 인물들에 대한 성경의 평가

 

 인물설교의 가능성은 먼저 성경의 과거의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즉 구약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할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 앞에서 어떻게 반응하였으며, 그 반응의 후속 결과는 어떤 것이었는지 구원이었는지 또는 심판이었는지를 후대 독자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과 그의 나라 앞에서 바람직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린도전서 10:6,11에서 구약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후세에 주는 교훈적인 기능을 말씀하고 있음으로 알 수 있다. 그리고 히브리서 11장 이하에서도 구름같이 많은 증인들을 제시하면서, 후대 독자들과 성도들에게 어떤 길을 선택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2) 등장인물의 구속사적 위치와 기능

 

 성경이 여러 인물들의 삶과 생애를 담고있는 이유는 그들의 장단점에서 발견되는 교훈과 윤리를 권고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성경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자신의 주권적인 구원을 미리 약속하시고 이를 성취해 가고 계시는 하나님과 그의 나라의 진행과정에 대해서 성경의 많은 인물들은 반응을 보여줌으로 인해 일어나는 결과를 드러내주고 있다. 즉 후대의 독자와 성도들이 올바른 결단과 신앙적 판단을 하도록 이끌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구속사 속에서 나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해 그레이다누스는 구속사적 설교를 강조하는 진영이 성경의 인물에 대해 너무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또한 그레이다누스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구속사적 관점에서 성경의 인물과 오늘날의 청중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했었다. 그의 저서 「성경해석과 성경적 설교」라는 책에서도 구속사의 틀 속에서 성경의 인물과 오늘의 청중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즉 창조로부터 재창조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과거의 등장인물과 오늘의 청중 사이를 연결시키고 인물설교를 듣는 청중들로 하여금 그 설교에서 다뤄지는 성경의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도록 하는 연결고리로 활용하는 것이다.

 과거와 동일하게 자신의 구속사를 주권적으로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은 오늘과 동일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살아가는 역사 속에서 진행하고 계신다. 그리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오늘 우리 역시 그 구속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지를 선포하며 교훈하고 있다. 성경의 등장인물을 설교할 수 있는 설교학적인 근거가 바로 이들이 구속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독특한 위치와 기능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모범적이고 윤리적인 차원의 인물설교가 여러 약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설교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와 필요는 바로 신본주의적인 차원 혹은 하나님 나라 차원의 동일시 효과에서 찾아볼 수 있다.

 

 

3) 구속사와 모형론

 

 구속사의 틀 속에서 과거의 등장인물과 오늘의 청중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과 관련된 성경해석학 분야가 바로 모형론이다. 그런데 모범적-구속사 설교의 논쟁에서 구속사 측이 모범적 설교를 반대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모형론 때문이다. 그 이유는 모범적 설교에서 활용되는 모형론이 구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획일적으로 그리스도와 연결시키는 “구약의 인물-성육하신 그리스도”라는 기독론적 연결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그레이다누스는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를 인정하면서도 구약의 인물들을 성육하신 그리스도에게 일방적으로 연결시키기지는 않았다. 전 역사를 통하여 능동적으로 일하시는 영원하신 로고스와 결부지어서 해석하려고 했다.

 하지만 구약의 인물과 성육하신 그리스도를 일방적으로 연결시키는 기독론적 모형론의 문제점은, 구원 역사 속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하나님의 구원 계시에 대한 통찰이 간과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점진적 구속사가 배제된 상태에서 구약의 인물과 그리스도를 기계적으로 대입시키는 기독론적 모형론은, 구약의 인물과 오늘의 청중을 일방적으로 연결시키는 도덕적 해석이나 신령화, 그리고 심리화와 같은 여타의 왜곡된 해석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

 그러므로 등장인물을 오늘의 청중과 연결시킬 수 있는 적절한 연결고리는, 양자 사이의 심리적 공통분모나 공통적으로 직면한 것처럼 보이는 개인적인 문제점들이 아니라, 이스라엘-예수 그리스도-교회로 이어지는 구속사적 모형론이다. 구약의 인물과 오늘의 청중 사이를 설교로 연결 지을 때 양자 사이의 공통분모는 한 개인으로의 공통분모가 아니라, 구속사에 함께 동참하고 있는 신앙공동체로의 공통분모이다. 성경해석은 본래 성경과 성도 개인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 필연적으로 공동체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의 구속사에 함께 동참하고 있는 신앙공동체의 공통분모가 모형론적 접근에 중요한 준거틀로 고려될 때, 구약의 인물과 오늘의 청중 간의 설교적인 연결은 전통적인 인물설교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심리화나 신령화, 또는 모범적 해석과 설교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3. 인물설교 준비 방법

 

 

1) 성경에서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 파악하기

 

 성경의 인물에 관한 인물설교를 준비하는 첫 단계에서 설교자는 성경에서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중요도, 인물에 대하여 언급하는 성경 구절의 분량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만일 모세나 다윗, 혹은 베드로처럼 성경의 비중이 높거나 해당 인물에 관하여 언급하는 부분이 여러 곳에 걸쳐 있다면, 이 인물에 관하여 몇 차례에 걸쳐 연속 설교를 할 것인지 아니면, 그 중에 특정 구절만 선별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인물의 성경적 비중을 고려할 때에는 인물설교의 주제와 목회적인 전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2) 내러티브 장르의 해석 전략

 

 인물설교에서 결코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특정 인물을 묘사하고 있는 성경의 내러티브 장르에 대한 문학적 해석이다. 성경에서 대부분의 인물들은 내러티브 장르를 통해서 묘사되고 있으며, 성경의 내러티브 장르는 플롯과 등장인물, 배경, 그리고 관점이라는 내러티브의 네 가지 핵심적인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1) 플롯

 성경의 내러티브 본문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구성요소로서의 플롯의 기본적인 형태는 서술적인 설명과 위기, 해결, 그리고 결말의 순서로 진행된다. 물론 성경에 기록된 다양한 내러티브의 모든 플롯이 위의 네 단계로 획일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러티브의 기본적인 형태이기 때문에 내러티브 장르를 해석할 때, 이를 기준삼아서 플롯의 흐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① 서술적인 설명은 내러티브 본문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 앞으로 이어질 전체적인 내용에 관한 것으로, 시공간의 배경에 대한 언급이나 내러티브 본문 전체를 이해할 내재 저자의 관점을 제시한다.

② 위기단계는 이야기가 점차 전개되면서 갈등이 형성되고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이 갈등이 증폭되어 간다.

③ 해결은 갈등이 증폭되어 가다가 어느 순간 돌발적인 해결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성경 내러티브에서는 주로 하나님의 개입과 그에 대한 등장인물 편에서의 극적인 반응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양자간의 조우를 통해서 그동안 증폭되었던 갈등이 해소된다.

④ 결말은 위기가 해결된 후속 결과로 주인공의 최종 운명이 결정되거나, 독자들에게는 특정 에피소드의 결론이 제시된다.

 

(2) 등장인물

 내러티브 장르를 해석할 때 등장인물을 발견하게 되면, 먼저 해석자는 내러티브 본문 속에서 이 등장인물이 어떤 유형으로 묘사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이 인물은 이 본문에서 주연으로 등장하는가 아니면 조연인가? 주연이라면 주인공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주인공에 대항하는 대항자의 역할을 하는가, 또는 조력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는지 해당 인물의 어떤 유형으로 분류하여 묘사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내러티브 장르에서 등장인물의 유형을 먼저 분류하고, 저자가 이 인물을 어떤 입장에서 묘사하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은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앨런 컬페퍼의 의하면 요한복음의 경우에 등장인물이 감당하고 있는 기능은 다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한다.

① 예수와 상호반응을 하는 일련의 다양한 개인들을 제시함으로 예수 성격의 다양한 측면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② 독자로 하여금 등장인물에게 수반되는 오해와 그 오해의 결과를 알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 예수께 취할 수 있는 다른 반응들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아닌 부분에서 등장인물들의 상호반응은 예수의 정체를 더 깊이 정의해준다. 그리고 예수께 대한 특정한 반응의 성격을 강조해 주는 대조나 유비로 공헌하고 있다.

 

 

3) 구속사의 제1원인과 제2원인 구분하기

 

 먼저 인물설교에서 다룰 본문과 인물을 정하고, 그 다음에 내러티브 본문을 연구하는 단계에서 인물의 유형을 분류한다. 그리고 플롯의 흐름을 파악한다. 그런 다음 본문으로부터 어떤 교훈점을 정리하는 단계까지 간다. 그리고 거기서 중요한 과정은 인물과 사건의 상호작용에서 하나님의 구속사 속에서의 제1원인와 제2원인을 파악하는 일이다.

 인물설교의 전형적인 약점은 역사적 사건체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이 설교의 주인공으로 부각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을 구속사의 틀 속에서 접근하면,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에 대한 주체이기 이전에, 그 구원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반응자로 이를 바라보는 후대의 독자들이나 설교의 회중들에게 규범적인 역할을 한다. 즉 하나님의 구속사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반응은, 이후의 하나님의 은혜의 구원과 심판을 통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통치 행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포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본문에서 특정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 그 인물과 일련의 플롯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과정 속에 깔린 본문의 참된 의미를 올바로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해석자는 구원 역사의 핵심 요소들인 제1원인과 제2원인, 그리고 그 원인들로 말미암은 파장과 결과들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해석자가 명심할 점은 등장인물에게서 어떤 교훈이나 장점, 혹은 미덕들을 발견될 때, 그 교훈은 이후의 축복과 저주를 야기시키는 제1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그 이전에 먼저 선행하고 있는 하나님과 그의 계시사건에 대한 후속반응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물설교가 설교학적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을 다루는 성경의 근본적인 입장과 취지를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

 

 

4) 등장인물의 현대적 적용의 범위 결정하기

 

 인물설교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유지하는 구속사 설교의 약점 중 하나는 설교의 적용점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속사적 틀을 본문 해석과 설교의 중요한 기반으로 인정하는 그레이다누스에 따르면, “설교의 적용은 본문에 대한 설명에다 덧붙여져야 할 독립적인 요소가 아니다. 본문의 적실성은 실천적인 주변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강화되는 것이 아니란것이다”

 구속사 측에서 구체적인 적용점을 담은 설교를 강조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이 특정 청중에게 선포되면 이미 그 메시지를 적실성을 확복한 것으라는 판단 때문이다. 말씀 자체가 스스로 적실성 있게 선포되는 것으로 설교를 이해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설교자의 의무는 자기의 개인적인 해결책들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들을 열어줌으로써 청중들 스스로가 친히 말씀과 함께 일하고 또 말씀 때문에 살아가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 주권과 그에 대한 믿음만을 강조하는 구속사적인 설교는 청중에게 구체적인 적용점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성도들에게는 설교가 다소 추상적이고 어렵고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같은 내용은 하나님의 주권과 믿음을 말한다.

 하지만 인물설교의 장점은 과거의 인물들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와 구원 앞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후대의 독자들과 청중들에게도 동일한 구체적 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설교자가 인물설교 준비과정에서 과거 인물들이 하나님의 구원에 어떻게 반응하였는지를 관찰하였다면, 이제 다음 단계는 과거 인물들의 반응 속에서 현대적인 적용점을 추출해야 할 것이다. 이때 설교자가 과거의 인물에게서 찾아 볼 수 있는 영적인 교훈점이나 적용점의 신학적인 수준과 그 적용 범위를 결정하고자 할 때 그 기준으로 참고해야할 것이 바로 목회적인 필요나 청중들이 처한 상황이다.

 인물의 현대적 적용점을 도출해 내는 문제와 관련하여 오버스트릿은 내러티브 본문을 상위와 중간, 그리고 하위의 세 가지 수준에 따라서 연구할 수 있다고 한다. 성경의 내러티브를 해석할 때에는 이러한 세 가지 해석 수준이 동원되는데 각각의 수준은 내러티브 이야기를 나름대로 독특한 관점으로 접근하도록 도와준다. 먼저 상위 수준은 하나님과 그 분의 우주적인 계획,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피조계 속에서 이 계획을 어떻게 이루어 가는지에 관하여 다룬다. 중간 수준은 하나님의 백성들, 즉 구약의 이스라엘과 신약의 교회에 집중한다. 마지막으로 하위 수준은 그 위의 두 수준과 관련해서 꼭 필요한 개개인과 사건들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5) 성경 인물의 영적 교훈을 적용적 관점으로 재구성하기

 

 인물설교는 단순히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에 관하여 강의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 인물의 삶을 통해서 오늘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선포하는 것이 인물설교의 목적이다. 설교를 듣는 청중의 삶 속에서 오늘도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과거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과 신앙 속에서는 어떻게 역사하셨고, 그들을 통해서 무슨 일을 어떻게 행하셨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그 인물들과 동일한 삶을 살아가는 오늘의 청중들에게 하나님과 그 분의 구원 사역을 선포하는 것이 인물설교의 중요한 목표이다.

 그래서 성경 인물에 관하여 세심하게 연구하더라도 그 모든 연구결과들이나 영적인 교훈들은, 이제 설교를 들을 청중들에게 연관성을 획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부 재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문제가 바로 성경 인물의 모습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설교의 핵심 사상을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사기 6:11-24에서 미디안 족속들을 물리치도록 기드온이 소명을 받는 과정에 대해서 연구한 결과, 나약한 기드온을 하나님은 어떻게 변화시켜서 믿음의 용장으로 사용하시는지에 대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교훈들을 파악하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① 기드온을 찾아오신 하나님께서는 큰 용사여라고 인정하셨지만, 기드온은 그런 정체성을 부인하였다. 기드온은 과거의 자신에 대한 관점을 버리고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 속에서 자신을 바라봐야만 했다.

② 기드온은 일련의 예배 과정 속에서 자기에게 찾아오신 분이 정녕 여호와 하나님이신지를 확인해 갔다.

③ 기드온은 미디안 족속들을 물리치기 전에 먼저 부친이 관계하고 있는 우상을 타파하였다.

④ 기드온은 미디안 족속들과의 전투를 통해서 참 이스라엘의 왕은 오직 여호와이심을 확신하였다.

 기드온의 생애나 관련 구절들을 자세히 연구하는 과정에서 설교자는 그로부터 여러 가지 영적인 교훈들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설교는 이런 연구 결과들을 성도들에게 무작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설교는 이런 교훈들 중에서 오늘 기드온과 유사한 영적 문제나 상황에 직면한 성도들이 기드온의 생애를 비추어보면서 청중 자신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해 갈 수 있는지, 청중들의 실제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은 무엇인지, 그 해답을 제시해 주는 시간이다. 따라서 기드온의 문제와 그 기드온에 대한 하나님의 해답의 상호 관계 속에서 설교자는 오늘을 사는 청중들의 영적 문제와 그에 대한 하나님의 해결책을 찾아내야 하고, 과거 기드온의 생애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교훈들을 모두 오늘 청중들의 문제와 해답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래서 기드온의 문제와 그에 대한 하나님의 해결책의 상호관계 속에서 설교자는 과거 기드온을 사용하셨던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여전히 우리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들을 사용하셔서 자신의 나라를 이루어 가시는지, 또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어떤 훈련과정을 거치게 하셔서 믿음의 용사로 연단시켜 가시는지, 그러한 하나님의 훈련 방법들에 관한 교훈들을 기드온을 연단시키시고 훈련시켜가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찾아 볼 수 있다.

①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내 입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는 자꾸만 내 자신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하나님은 우리를 우리 자신의 시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라보시면서 우리를 앞으로 인도해 가신다.

②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의 체험과 감격이 있어야 한다.

③ 우리는 먼저 우리의 죄의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④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 일을 한다는 분명한 확신과 믿음을 가져야 한다.

 

 

 

4. 인물설교의 전체 구조

 

 

 인물설교의 전체적인 구조는 특정 인물을 앞부분에서 먼저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교훈점을 제시하는 형태와 인물에 관한 에피소드를 계속 진행하면서 중간중간에 특정 부분으로부터 오늘의 청중과 연관성이 있는 교훈을 제시하는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앞의 형태를 따르는 대표적인 설교는 찰스 스윈돌의 설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열왕기상 17:1-7에서 그릿 시냇가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엘리야에 관한 인물설교에서, 찰스 스윈돌은 설교의 앞부분에서는 이 에피소드를 적용적인 맥락에서 계속 풀어가다가, 설교 중반부터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적용적인 교훈을 순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릿 시냇물은 말라 버렸다. 그것은 엘리야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훈련이었다. 우리는 그와 같은 상황을 통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하나님이 우리를 사용하시든 한쪽으로 숨겨 두시든 기꺼이 순종해야 한다.

둘째, 하나님은 단순히 명령만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신다.

셋째, 하루하루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넷째, 말라붙은 시냇물은 하나님의 실망이 아닌 기쁨을 암시한다.”

 인물에 관한 묘사와 적용점에 대한 권면이 구분되어 있는 이러한 설교의 장점은, 먼저 설교의 전체적인 구조가 재미있는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며, 청중으로 하여금 설교 앞부분의 흥미로운 이야기에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끝나면 이제 그 이야기는 적용점을 이끌어오는 굳건한 토대 역할을 감당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은 설교 중반 이후에 연속에서 제시되는 적용적인 권면들이 앞부분의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다소 분리되어 있어서, 적용적인 교훈을 듣는 청중들의 입장에서는 연속적으로 제시되는 교훈들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젊은 설교자인 경우에는 적용적인 권면들에 대한 영적 권위가 약해서 설교의 긴박성도 위축될 여지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설교 전체에 걸쳐서 인물묘사나 에피소드 구연과 적용점 제시가 적절하게 결합된 두 번째 형태가 더 효과적이다.

 

 

 

 

 

참고 문헌

 

 

 

이승진,「설교를 위한 성경해석」, 서울 : 기독교문서선교회, 2008.

 

시드니 그레이다누스, 「성경해석과 성경적 설교」, 김영철 역, 서울 : 여수룬, 1992.

시드니 그레이다누스, 「구속사적 설교의 원리」, 권수경 역, 서울 : SFC, 1997.

앨런 컬페퍼, 「요한복음 해부」, 권종선 역, 서울 : 요단, 2000.

R. 래리 오버스트릿,「인물설교, 이렇게 하라」, 이승진 역, 서울 : 기독교문서선교회,2007.

'소논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울 선교와 여성(로마서16장을 중심으로)  (0) 2009.06.09
선교사 바울의 성령  (0) 2009.06.03
선교사 바울의 기도  (0) 2009.05.28
선교사 바울의 삶  (0) 2009.05.15
바울 선교에 있어서 성장과 돌봄  (0) 2009.05.06